▲ (왼쪽부터) 이인수 안무가, 이윤경 SCF 실행위원장, 육완순 SCF 이사장, 이미경 SCF 사무국장, 김재승 2015 SCF 그랑프리 수상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세계의 유능한 안무가를 발굴하는 페스티벌이 25주년을 맞이했다.

 
12월 1일부터 8일까지 대학로에 있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2016 서울 국제 안무 페스티벌'(SCF, Seoul International Choreography Festival)이 열린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가 주최하고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안무센터'가 주관하는 이 페스티벌은 1992년 프랑스의 바뇰레 안무가 대회 참가를 위해 발굴하며 막을 올렸다. 이후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바뇰레 국제 안무 페스티벌', 1994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 안무가 경연 페스티벌대회' 등의 이름으로 개최하다가 2008년부터 '서울 국제 안무 페스티벌'(SCF)이라는 행사로 탈바꿈했다.
 
SCF는 25년간 무용 장르의 구분 없이 오직 '컨템포러리 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적인 운영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춤 페스티벌이자 경연대회 중 하나다. 한국의 수많은 춤꾼이 이 대회를 통해 댄스 비전을 성취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젊고 유능한 한국의 우수한 무용인들이 SCF와 함께 성장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유명 페스티벌에서 한국의 무용위상을 높이고 있다.
 
안애순, 황미숙, 김원, 이윤경, 장은정, 이경은, 류석훈, 신창호, 김성한, 김정은, 이인수, 김재덕, 박종현, 이영찬, 김남진, 김문기, 김영진, 김판선, 김용철, 김성용, 허경미, 김진미, 유호식, 전혁진, 이화석, 조양희, 김보라, 노정식, 김재승 등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 등의 안무가는 물론이며 뮤지컬, 연극, 영화, 방송에까지 피지컬 디렉터로 영역을 넓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5주년을 맞이한 이번 축제를 알리기 위해 18일 오후 대학로 예술가의 집 3층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육완순 SCF 이사장, 하정애 SCF 부이사장, 이윤경 SCF 실행위원장, 이미경 SCF 사무국장, 이인수 EDx2 예술감독(2008년 SCF 그랑프리 수상자), 김재승 2015 SCF 그랑프리 수상자가 참석했다.
 
   
▲ 육완순 SCF 이사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육완순 SCF 이사장은 "올해로 SCF가 시작한 지 25년 되어서 다양한 행사를 꾸며봤다"며 "1991년 프랑스 바뇰레 안무가 대회 예선을 하게 된 것이 시초였다. 1992년 본선에 오르기 위한 대회였는데, 이후로 젊은 안무가들의 세계 무대를 향한 꿈이 날로 격상됐다. 그래서 나름 계속되는 안무 페스티벌을 진행하게 됐다. 진행하는 중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안무가나 무용가로 자라 세계무대에 진출하고 싶은 희망자들이 많아서 사장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도 역임 중인 육완순 이사장은 "그래서 올해는 기자간담회까지 처음 진행했다. 첫해엔 한 두 사람 밖에 나오지 않았고, 그다음 해엔 5~6명, 이후엔 6~7명, 10명이 나오다 올해는 선발된 안무가만 해도 43명이다. 저희 페스티벌처럼 관객 중심이 아닌 무용가 중심으로 열리는 안무가는 한국에서 없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예로부터 가무가 출중하고 탁월한 민족이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칭찬을 듣지 않는 일이 없다. 그래서 그런 네트워크가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육 이사장은 "25주년을 맞이한 SCF는 안무력에 비중을 둔 선발 원칙과 외국 유명 문화예술인의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새로운 인재를 선발하는 무용 축제로, 참가자들이 세계무대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무용마켓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SCF는 자유와 창조라는 기치 아래 세계로 뻗어 나갔다. 역대 수상자들을 대거 초청해 기념비적인 축하 무대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다.
 
12월 1일 오후 7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갈라 공연엔 조양희 안무가의 '중얼거리는 사막 Ⅱ', 김정은 안무가가 준비하고 핀란드의 리카 타나카가 출연하는 'Silence-ecneliS', 김재승 안무가의 '子', 이인수 안무가의 '영원한 현재', 류석훈 안무가의 '낯선 길', 일본 안무가 노리히토 이시이의 'SAMON(砂紋)', 김보라 안무가의 '소무' 등이 선보여진다. 이어 12월 2일부터 7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SCF 본선 프로그램'이 열린다.
 
   
▲ 이인수 안무가가 SCF 참가 소감을 남기고 있다.
 
25주년을 맞이한 이번 페스티벌은 기존 본선 프로그램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대학 재학생들을 위해 'SCF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육완순 이사장은 "대학교를 졸업해야 전문무용단에 참가할 기회가 있는데, 중학교 졸업을 하고도 세계에 진출하는 때도 많다. 그래서 올해는 대학생들도 참여할 쇼케이스를 마련했다. 어린 친구 중에 재능있고, 창의력 있는 사람들이 많다. 쇼케이스엔 26명이 공연하는데, 12월 4일과 6일 낮에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쇼케이스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학생에겐 차기 SCF 본선 진출권을 줄 예정이다.
 
여기에 역대 수상자인 일본의 노리히토 이시이(2015년 SCF 어워드), 이인수(2008년 SCF 그랑프리)의 워크숍이 12월 2일과 3일 아르코예술극장 3층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인수는 "대학교 무용과 학생들은 졸업하기 전에 솔로 콩쿠르에만 의존하고, 콩쿠르에서 떨어지면 무용계에서 어렵겠고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SCF는 베스트 댄서상 등 여러 상들이 있는데, 대학 졸업하기 전에 콩쿠르에서 좋은 상을 받지 않더라도 안무로 인정받고 자신감을 얻을 기회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인수는 "친구들과 후배들이 SCF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위축되고 가려진 친구들이 작은 상으로 다른 안무를 도전해봐야지 하는 계기가 생기는 것을 보고, 1~2등이 이슈가 되는 콩쿠르가 아니라 다 같이 기회를 제공하는 페스티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SCF를 소개했다.
 
   
▲ 김재승 2015 SCF 그랑프리 수상자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나그네와 우거한 자' 작품으로 SCF 그랑프리 '솔로' 부문에서 수상한 김재승은 "마땅히 솔로 작품도 없던 상황에서, 친구들이 SCF에 나가는 것을 봤다"며 "나도 도전해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기대는 하지 않고 갔다. 외국에서 오신 안무 심사하시는 선생님들과 SCF 관계된 선생님들이 좋게 봐주셔서 그 기회로 외국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프랑스 등에서도 오래 공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외국으로 갈 기회가 생겨서 나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올해도 본선에 출전하는 김재승은 12월 6일 오후 부인과 듀오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12월 7일 오후 예술가의 집 다목적 홀에선 프랑스의 아니타 마티유, 이스라엘의 개비 엘도어가 참석하는 'SCF 심포지엄'이 열린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무용예술계열 교수로도 활동 중인 이윤경 실행위원장은 "SCF 발전의 이론적 토양을 마련하며, 국제 안무가 육성 프로그램 교류 증진의 기회로 삼을 예정이다"이라고 전했다. 1회부터 지난해까지 SCF에 참석한 인원은 약 400단체이며, 외국에서 초청한 안무가 인원은 104명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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