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주의와 현대 음악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아띠에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낭만주의 혹은 낭만파라고 불리는 음악은 19세기의 음악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고전파 시대 때 부터 음악을 주로 듣고 즐기며 소비하는 층이 소수의 귀족에서 점점 서민층으로 옮겨가기 시작하여 19세기에 이르러서는 고전파의 영향을 받은 대중적인 교향곡들이 여전히 성행했으며 또 한편으로는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음악적인 시도들이 여러 작곡가에 의해 과감하게 이루어지기도 했다.

낭만주의 시대에 '교향시'라는 새로운 형식이 도입되는데, 말 그대로 이는 '교향곡'과 '시'를 합쳐놓은 듯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던 교향곡이 단일악장, 즉 하나의 악장으로만 구성된 것이 음악적인 특징이며 문학적이고 회화적인 요소가 가미된 음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교향시의 창시자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프란츠 리스트다. 1849년, 괴테의 희곡이었던 '타소'의 서곡(본 극이 시작하기 전에 연주되는 곡)을 리스트가 교향시 형식으로 작곡하게 되면서 처음 생겨났다고 본다.리스트 이외에도 차이코프스키, 드뷔시 등의 낭만파 음악가들이 여러 교향시들을 작곡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하나, 낭만주의 시대는 '표제음악'이 발전한 시기이기도 했다.

표제음악이란, 한 가지 주제나 어떤 사상에 대한 표현을 작곡가가 직접 지은 제목, 즉 표제 아래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을 뜻하는데, 예를 들어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합창' 같은 곡이 좋은 예시가 되는 것이며, 이미 고전주의 시대부터 만들어진 표제음악이 낭만주의 시대에 더욱더 꽃피우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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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의 제목은 베토벤이 아닌 일본인이 지은 것이다?

앞서 말한 표제음악에 베토벤의 '운명교향곡'도 포함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필자가 이번에 서양 음악사를 다시 살펴보며 알게된 새로운 사실은, '운명교향곡'의 제목은 정작 베토벤이 지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운명교향곡'이라 부르지 않고 '베토벤 교향곡 제5번 c단조 op. 67'이라는 작품번호로만 불리는데, 어느 일본인이(정확히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곡을 '운명교향곡'이라 칭하게 되면서 그것이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결과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불리게 된 아이러니한 제목의 곡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다.

   
 

낭만주의 시대의 또하나의 대표적인 음악적인 특징은 비르투오소적인 기악곡이 성행했다는 것이다. '비르투오소'란, 엄청난 기교,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연주의 대가들을 지칭하는 말인데, 원래의 '비르투오소'라는 단어는 '덕이 있는', '고결한' 이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라고 한다. 17세기부터 쓰이기 시작한 말인데, 어떠한 특별한 지식을 가진 탁월한 예술가와 학자에게 붙여진 말이라고 하며 이 용어는 발레에서도 쓰이는 용어이기도 하다. 즉, '수많은 연습과 연구를 거쳐 결국 엄청난 실력을 갖추게 된 연주가 혹은 예술가'를 뜻하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낭만파 음악가들을 살펴보면 유난히 뛰어난 기교를 가진 연주자 겸 작곡가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교향시의 창시자인 프란츠 리스트를 비롯하여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니콜로 파가니니 같은 연주의 대가들이 모두 낭만파 음악가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프레데릭 쇼팽, 요하네스 브람스, 요한 슈트라우스 등의 음악가들이 낭만파 시대의 대표적인 음악가들이기도 하다.

 ▲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연주 영상.

낭만주의 시대가 끝나고 20세기부터 현재까지의 음악을 '현대음악' 혹은 '근현대 음악'이라고 부른다.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 역시 '근현대 음악의 시대이다'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존재하지 않았던 신선한 울림과 실험적인 조합들로 음악이 채워지기 시작하면서 '무조 음악'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말 그대로 '조성이 없는 음악'인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음악의 기본, 음악의 필수 요소라 생각했던 것들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무조 음악'이 성행하는 현대 음악들은 대중들이 듣고 즐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음악인들에게도 낯설고 난해할 수 있다. 그러기에 현대 음악은 대중에게 들려주기 위한 음악보다는 작곡가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데에 조금 더 집중하는, '음악을 만드는 이들을 위한 음악'이라고 본다.

조성이 없어진 무조 음악들이나 기악곡인지 성악곡인지 구분 짓기 힘든 음악 등의 과감하고 더욱 과격한 시도들이 현재에도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음악가들로는 벨라 바르톡, 아놀드 쇤베르크,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등이 있다.

▲ 바르톡의 'Romanian Folk Da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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