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연극 '날보러와요'가 2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돌아왔다.

지난 21일에 개막한 연극 '날보러와요'는 극단 연우무대가 1996년 2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초연했던 작품이다.

2016년 만 20년을 맞이한 '날보러와요'는 1년여에 걸친 자료수집과 실제 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든 초연은 용의자 세 명을 같은 배우가 연기하고, 수사과정의 끝에 결국 범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는 모호함 속에 공연됐다.

   
 

이후 수차례 공연되며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 간 '날보러와요'는 2004년 송강호 주연의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명동예술극장 공연에서는 초연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다시 공연에 참여해 베테랑의 면모를 선보였다면 이번 대학로 특별 공연에서는 한 번도 '날보러와요'에 출연하지 않았던 배우들이 참여해 새롭고 신선함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비 내리는 밤 모차르트의 레퀴엠과 함께 벌어지는 화성연쇄살인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수사팀의 김반장 역에는 김병철과 김왕근이, 김형사 역은 박정복, 이충주, 이승희가, 조형사 역에 박훈과 배윤범이, 박형사 역에 김대곤과 김문식이 출연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용의자 역에는 이규형, 유동훈, 강정우가, 박기자 역에는 정인지와 정지윤이, 남씨부인 역은 김국희와 차청화가, 그리고 미스김 역과 김우철, 사내 역에는 정성희와 이정주가 출연한다.

공연 시연과 함께 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볼 수 있었다.

   
 

지난 공연과 안무와 음악에서 특히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어떤 의도로 변화를 줬는지.

ㄴ 김광림 연출: 96년에 '날보러와요' 공연이 시작된 후로 계속 변화가 있어 왔다. 소재 때문에 작품이 많이 알려지다 보니 사실적인 면이 점점 강화됐다. 반대로 연극적인 면이 약해진 것을 알게 돼서 새로운 배우, 새로운 스텝과 함께하면서 연극성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하니 신선한 점이나 새로운 발견이 있을 것 같다.

ㄴ 김광림 연출: 지금까지 거의 작업하던 배우들하고만 해왔는데 이번엔 전원이 처음 만나는 배우다. 만나면서 좀 놀라기도 했는데 제가 이해하고 있는 캐릭터들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었다. 그동안 했던 '날보러와요'와 다른 새로운 캐릭터가 보일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데뷔한 배우들이 몇 명 있다. 김형사 역으로 데뷔한 이승희 배우의 소감이 궁금하다.

ㄴ 이승희: 일단 실제 일어난 사건을 다시 연극으로 만든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고 감사하다. 매우큰 공부를 하게 됐고 도움도 많이 됐다. 앞으로 이 작품을 발판 삼아 잘해나갈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주로 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이번 '날보러와요'에서 보게 됐다.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한 소감은.

ㄴ 정인지: 연극 중에서도 '날보러와요'란 작품을 하게 되며 다시 한 번 대본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무대에 서는 배우라면 한국말을 정말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뮤지컬을 할 땐 영어가 번역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조금 간과하고 지나갔던 부분들이 많은데 '날보러와요'에선 그런 부분에 더 집중한 것 같고 많은 공부가 된 것 같다.

ㄴ 이충주: 좋은 연극을 할 수만 있다면 기회가 닿는 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는데 이런 좋은 작품이 들어와서 고민할 시간도 없이 하겠다고 했다. 역시 너무 즐거웠고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많이 배울 것 같다. 제 선택에 저 스스로가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다. 공연되는 동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ㄴ 이규형: 연극을 전공했는데 어쩌다 보니 데뷔 후엔 뮤지컬을 많이 했다. 오랜만에 너무 좋은 작품과 좋은 선배, 동료분들과 연극을 하니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고향에 돌아온 느낌(웃음).

   
 

시청자들을 많이 만나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것으로 안다. 작품에 임하는 소감과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 관객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ㄴ 박훈: 질문 감사하다. 2년 만에 하는데 다시 하는 재미가 분명히 있고, 역시 '연극 정말 재밌다' 이런 생각이 든다. 특히 너무 좋은 배우들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제겐 힐링이고 감사한 시간이다.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제가 왔다 갔다 하며 체중이 빠지고 기력이 쇠해서 많이 먹어야 한다. 앞으로 공연해가며 운동도 하고 비주얼도 만들어 가겠다. 워낙 훌륭한 선배님들이 하셨던 역이라 그분들 반이라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다.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과 역할을 보니 츤데레 같은 면이 보인다. 실제 성격은 어떤지.

ㄴ 박정복: 김광림 선생님이나 변정주 연출님 모두 이 작품을 잘 알고 계시고 대본도 탄탄하게 잘 쓰여있다. 그것들을 천천히 읽으며 꼭 새로운 게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조언도 얻고, 새롭게 발견한 것이 있으면 거침없이 시도도 하며 작업하고 있다. 실제 성격과는 좀 다른 것 같다. 전 잘해주면 티 나게 잘해준다(웃음).

ㄴ 이충주: 전 처음에 대본 읽고 김형사 보며 느낀 감정은 잘 갖춰진 우등생, 모범생의 이미지였는데 연출님이 이번엔 어쨌든 김형사도 한 명의 인간으로 허점이 많은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자고 하셔서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그런 부분이 보일 수 있을까. 또 굉장히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지만, 그 인물이 보이는 기능적 행동에 대해서도 연출님이 많이 코멘트 해주셔서 그 부분도 생각해본 것 같다. 제 본래 성격과는 굉장히 다르다. 전 이렇게 똑똑하고 치밀하고 멋있게 말도 잘 못 한다. 처음엔 많이 고생했고 지금은 재밌게 하고 있다. 작가의 마음이 김형사에게 빙의된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선생님이 서울대 나오셨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선생님의 행동을 관찰해가며 공부도 했다. 일례로 김형사가 양말을 벗고 있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선생님을 관찰해보니 양말을 벗고 계시더라. 그래서 제게 코멘트를 주셨구나. 김형사는 역시 선생님 본인이시구나 싶었다.

   
 

미스김 역의 정성희 배우, 사내 역의 이정주 배우는 다른 배역과 달리 원캐스트로 공연을 소화하게 됐다. 공연에 임하는 소감이나 각오가 듣고 싶다.

ㄴ 이정주: 그냥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지 않나 싶다. 몸 관리 잘하고. 공연하는데 누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밖에 없지 않나.

ㄴ 정성희: 저는 우선 이렇게 잘생기고 멋진 김형사 세 분과 함께 사랑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고 좋았다. 저랑 이정주 배우는 원캐스트다보니 계속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고 그러지 않나. 대본을 거의 다 외운 것 같다(웃음). 무슨 말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 재밌게 연습했고 이런 무대에서 이런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TV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날보러와요'에 참여한다. 소감이 궁금하다.

ㄴ 김병철: 마지막 공연은 한 3년 좀 넘은 것 같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 관객분들과 만난다는 점에서 새롭게 다시 느끼고 있고 앞으로 남은 공연도 어떻게 보면 좀 두렵고 흥분되지만 만끽하며 재밌게 공연할 생각이다.

   
 

웰메이드 창작극 '날보러와요'는 12월 11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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