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미술의 사각지대 해소 위한 시도... 대한제국의 궁중미술 총체적으로 다뤄

[문화뉴스 MHN 김선미 인턴기자] 14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 덕수궁관에서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展 언론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대한제국기는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던 역사적으로 매우 불행한 시기로 그간 당시의 미술품도 전시, 연구에서 소외된 측면이 컸다"며 "이번 전시는 근대 미술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회화, 사진, 공예 등 대한제국의 궁중과 관련된 미술 전반을 총체적으로 다뤘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展은 한국 근대미술사의 기점인 대한제국 궁중미술을 조명한 국내 첫 기획전으로 당시 대표작가 36명의 회화, 사진, 공예 등 총 200여점을 전시한다.

전시는 1부 '제국의 미술', 2부 '기록과 재현의 새로운 방법, 사진', 3부 '공예, 산업과 예술의 길로', 4부 '예술로서의 회화, 예술가로서의 화가' 등 4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1부 '제국의 미술', 황제가 된 고종 위상에 맞춘 황색의 의상 등장

ⓒ 국립현대미술관 '고종 어진'

1부 '제국의 미술'에서는 왕국 조선이 황제국인 대한제국으로 바뀌면서 서양과 일본의 화풍요소를 받아들여 변화된 미술을 보여준다. 규범성이 강한 궁중 미술이 조선 후기 이래로 전통을 지속한 가운데, '고종 어진'을 통해 황제가 된 고종 위상에 맞추어 황제와 황후에게만 허용되는 황색의 용포와 의장물이 등장하는 변화를 볼 수 있다.

ⓒ 국립현대미술관 '신중도'

또한 대한제국의 군복을 입고 불법을 수호하고 있는 호법신이 그려진 불화 '신중도'는 대한제국시기 나라를 지키고자 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다. 이 '신중도' 그림에서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봤다면 익숙한 신식 무관학교 군복을 찾을 수 있다.

2부 '기록과 재현의 새로운 방법, 사진', 조선 회화 기법과 비교해 보는 재미

ⓒ 국립현대미술관 '고종 어진'

2부 '기록과 재현의 새로운 방법, 사진'에서는 고종을 비롯한 대한제국 주요 인사들이 근대화의 서구 문물인 사진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음을 알 수 있다. 1880년대 초 사진관이 처음 설립된 이후로 어진이나 기록화를 사진으로 대체했으며, 사진의 도입으로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 초상화는 얼굴이 평면적으로 그려졌고 배경이 없었으나, 사진의 등장 이후로 병풍과 같은 배경이 생기고 눈에 보이는 원근법과 빛으로 인한 명암법이 생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사진이 예술의 장르가 아닌 회화를 보조하며 자극을 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부 '공예, 산업과 예술의 길로', 고종의 개혁을 읽을 수 있는 장르

3부 '공예, 산업과 예술의 길로'에서는 고종, 순종시기의 각종 공예품의 변화와 양상을 보여준다. 대한제국시기 고종은 근대화의 목적으로 공예의 개량을 추진했다. 이 시기 공예는 미술품이라 부르기 시작되었고 산업공예와 미술공예로 이원화되며 대한제국 예술의 중요성을 갖게 해주었다. 고종 이래로 정치·사회·경제 전반에 강조되어왔던 구본신참의 정신을 물질에 반영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4부 '예술로서의 회화, 예술가로서의 화가', 장인의 화가에서 예술적 화가로 변모

4부 '예술로서의 회화, 예술가로서의 화가'에서는 고종, 순종시기에 도화서가 해체되던 시기로 다양한 외부의 화가들이 공중회화에 참여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전문가, 예술가로서 대우받았고 서구와 일본으로부터 미술을 받아들여 작가 의식을 토대로 한 창작적인 그림이 등장했다. 조선시대와 달리 작가의 이름이 서명된 공중회화가 등장했으며 기존 궁중 회화 양식에 서양과 일본 화풍을 겸한 변화가 생겼다.

이후 한국 화단의 중요한 변화와 전환점이 되었기에, 이 시기의 궁중 미술을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근대 회화에 있어 대한제국의 역할이 중요했음을 알 수 있다.

'대한제국의 미술-빛의 길을 꿈꾸다'展은 오는 15일 개막해 2019년 2월 6일까지 MMCA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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