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공개 비판하며 구글 옹호해…"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더 싫어하는 게 EU임이 분명"

트럼프 대통령이 EU의 과징금 부과를 비판하며 구글의 편을 들었다.

[문화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 거대 IT 기업 구글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43억4000만 유로(한화 약 5조7000억원)를 부과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계(OS)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크롬·맵 등 구글 앱을 깔도록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EU는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구글의 행위는 경쟁업체들이 혁신하고 경쟁할 기회를 박탈한 것으로, 구글은 유럽 소비자들이 모바일 영역에서 효과적인 경쟁을 통한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막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측에서는 EU가 '공정 경쟁을 내세워 거대 기업을 사냥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EU가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정치적 맥락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을 '위대한 우리 기업 중 하나'라고 지칭했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과징금 부과를 비판하면서 이례적으로 IT 기업 편을 들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이 이제 막 우리 위대한 회사들 중 하나인 구글에 50억 달러의 벌금을 때렸다. 그들은 정말로 미국을 이용해 먹었다. 하지만 오래 가진 못할 거다"라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성향이 짙은 실리콘밸리 IT기업 CEO들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아왔다.

하지만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이어진 보복 관세로 EU와 무역 갈등을 빚자, 트럼프 대통령이 '적의 적은 결국 우리 편'이란 논리로 구글을 엄호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IT 매체들은 "실리콘 밸리 거대 IT 기업들이 세금·이민정책 등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어온 점에 비춰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우리 기업 중 하나'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들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더 싫어하는 건 EU임에 분명하다"라고 진단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과징금에 불복해 소송을 내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지난 18일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EU의 과징금 부과 결정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무너지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구글 앱의 무료 배포는 제조사와 통신 사업자들에게 효율적일 뿐 아니라 개발자와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준다. 지금까지 안드로이드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의 기술에 대해 휴대폰 제조사에 요금을 부과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껏 구글이 기본 앱을 제공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에 어떠한 비용도 물리지 않았지만, 이번 EU 결정으로 전매상품만 팔도록 강제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말이다.

피차이 CEO는 위원회의 판결이 해당 비즈니스 모델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과징금에 불복해 소송을 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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