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국창작희극워크숍대표)] 대학로 공간 아울에서 극단 시선의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작, 홍란주 각색 연출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관람했다.

홍란주(1972~)는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 석사출신으로 극단 시선의 대표인 극작가 겸 연출가다. 연극 <양반놀음> <미롱> <폐희>, <바보>, <청혼> 무용극 <새> 종합극 <술래야 술래야’> <나영이를 찾아주세요> 그 외의 작품을 발표 공연한 미녀 연출가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 1898∼1936) 는 스페인 남부의 푸엔테바케로스에서 태어났다. 강렬한 태양과 자연의 생명력, 다양한 이민족과 뒤엉킨 피의 역사 등 스페인에서 가장 독보적인 지역인 안달루시아의 신비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로르카를 사로잡아 작품 세계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그라나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다가 곧 그만둔 뒤 스페인 인문주의의 보고라 표현될 정도로 유수한 예술가와 학자를 배출한 마드리드 대학의 학생 기숙사에 1919년부터 기거한다.

이곳에서 화가 살바도르 달리,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 시인 후안 라몬 히메네스 등의 문우들과 모임을 함께하며 본격적으로 문학의 기반을 닦는다. 첫 책으로 산문집 [인상과 풍경]을 출간한 이후 문학뿐 아니라 음악과 미술, 연극을 망라하는 예술 전반에 걸친 다양한 활동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스페인의 시적 전통에 음악성과 리듬감, 독특한 비유, 신비적 감각 등을 재생시키는 천재성을 발휘하였으며, 극단 라 바카라를 창단해 스페인 전통극을 상연한다. 이러한 노력은 [피의 결혼식]의 대성공으로 이어지고 [예르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 이르는 비극 삼부작으로 종결된다. 이밖에도 시집 [칸테 혼도 시집], [집시 민요집] [익나시오 산체스 메히아스를 위한 애도], 희곡 [대단한 구두장이 여인], [독신녀 로시타] 등을 출간했다. 스페인 내전 중인 1936년 8월, 고향 그라나다에서 프랑코 정권의 극우 민족주의자에 의해 사살되어 38세의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은 로르카가 죽기 2개월 전인 1936년 6월에 완성된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초연은 194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이뤄졌으며, 1964년까지 스페인에서는 공연될 수 없었다. ‘스페인 시골 마을에 사는 여인들의 드라마’라는 부제를 가진 이 작품은 스페인 남부 시골 마을에서 사랑을 놓고 격렬하고 노골적으로 대결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무대에는 다섯 개의 등받이가 있는 의자가 놓여 있다. 극 전개에 따라 출연자들이 의자를 이동배치하며 연극을 이끌어가고 감정발산을 의자로 표현하기도 한다. 창문을 열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실내의 불빛만으로 조명처리가 된다. 등장인물들은 흑색의상을 착용하고 막내가 초록색 원피스를 1회 입고 등장한다. 무대 좌우와 객석 통로가 등퇴장로가 된다.

주요기사

베르나르다 알바의 두 번째 남편 장례식 날. 집에 남은 하녀는 베르나르다를 혐오스럽고 권위적인 사람이라며 증오한다. 조문객이 물러간 뒤 베르나르다는 다섯 딸들에게 8년 상을 강요한다. 8년 동안 외부세계와 어떠한 관계도 갖지 말 것을 명령한다. 딸들은 불안해한다. 이미 성인들이고 결혼할 나이가 지났거나 한창 사랑에 예민할 나이인 그들은 독신으로 늙어 갈까봐 두렵다.

여기서 어머니의 강압은 딸들의 사랑에 대한 갈망과 삶에 대한 생명력과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와중에 베르나르다와 첫 번째 남편 사이에 난 장녀 앙구스티아스는 39세로 같은 마을의 젊고 매력적이고 건강한 25세의 남자 로마노의 청혼을 받고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로마노는 앙구스티아스가 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재산에 이끌려 그녀와의 결혼을 생각한다.

하지만 앙구스티아스의 두 여동생인 마르티리오와 아델라도 로마노를 사랑하게 되면서, 로마노의 등장은 베르나르다의 가족을 동요시키고, 혼란 속으로 빠뜨린다. 그 중 막내인 아델라가 로마노의 관심을 끌고 그와 정열적이며 집안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밀회를 갖는다. 하지만 베르나르다는 아델라와 로마노의 만남에 대한 하녀 폰치아의 경고를 무시하고 로마노와 앙구스티아스의 결혼을 준비한다.

로마노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질투심에 타는 마르티리오는 아델라가 집 우리에서 로마노와 만나고 있을 때 그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린다. 베르나르다는 급히 로마노가 있는 곳으로 나가 그를 향해 총을 쏜다. 그가 죽었다고 믿고 절망한 아델라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연극은 죽음으로 시작되어 죽음으로 끝난다.

이승옥이 베르나르다. 김 현이 폰치아, 박무영이 앙구스티아스, 위히순이 막달레나, 이서하가 마르티리오, 김희애가 아델라로 출연해 각자 작중인물에 부합한 탁월한 성격설정과 감정표현에 따르는 출중한 호연와 열연으로 극 분위기를 상승시키며 연극을 이끌어 간다. 이승옥의 연륜에 어울리는 배역으로 연기의 진수를 보이고, 김 현, 박무영, 위희순 등 출중한 연기력을 갖춘 중견연극배우의 열정과 기량, 그리고 이서하 김희애 등 젊은 연기자들의 피어오르는 꽃망울 같은 발랄한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관객을 감상의 세계로 인도를 하고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획 이유찬, 조명 강정희 유현정, 조명팀 신 희 김희관 정병훈, 사진 김명집, 음악 음향 한 철, 영상 최종우, 홍보 진행 나경준, 자문 이강식, 무대 소품 함영규 정성희, 의상 이은경, 움직임 안무 박무영, 액팅코치 황연희, 조연출 김건일 김형진, 디자인 백수영, 인쇄 동방인쇄공사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시선의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작, 홍란주 각색 연출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돋보이는 우수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press@mhnew.com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