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이민혜 기자] 지난 2016년 개봉 후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에도 큰 인기를 끌어 청불 외화 최고 오프닝 기록 갱신, 큰 흥행을 거둔 영화 '데드풀'(감독 팀 밀러)의 두 번째 시리즈 '데드풀2'(감독 데이빗 레이치)가 16일에 개봉했다. 청불 영화임에 불구하고 개봉 주 주말이 지난 21일 오후 10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실시간 예매율 33%, 누적관객수 1,973,381명으로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내한했을 때 "'데드풀 2'는 가족 영화이다"라고 홍보하면서 많은 이가 어떤 영화인지 더 궁금증을 가지기도 했는데, 특히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감독 안소니 루소 & 조 루소)에서 최강 빌런 '타노스' 역을 맡은 조슈 브롤린이 미래에서 온 '케이블' 역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다른 관객들은 웃는데 나만 웃지 못했다면 아직 봐야할 영화가 많이 남았거나 '어벤져스'나 '엑스맨'을 모르는 마블알못일 경우이다. 패러디가 넘치는 '데드풀 2'의 이해를 돕고자 키워드를 모아봤다.

* 영화 '데드풀 2'의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울버린

영화 '데드풀 2'는 시작과 동시에 '울버린'이 나무작대기에 꽂혀있는 오르골이 나오면서 관객들을 웃겨준다. 그 모습이 지난 해에 개봉한 영화 '로건'(감독 제임스 맨골드)의 마지막 장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드풀은 "내가 기껏 청불로 흥행을 해놨더니만 그 털보가 지가 더 떠버렸단 말이지. 그거 알아 울버린? 나도 이번 영화에서 죽을거야"라고 말한다. '데드풀' 첫 번째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 슈퍼히어로 영화임에도 큰 흥행을 거두자 '엑스맨' 제작진은 '울버린 3'인 '로건'을 청소년 관람불가로 제작했다. 휴 잭맨은 '로건'을 끝으로 '울버린'에서 은퇴한 상태로 라이언 레이놀즈는 내한 기자회견에서 '데드풀과 울버린'을 함께 하고 싶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많은 팬들이 바라는 부분이지만, 이루어지긴 힘들듯.

 

#20세기 폭스 '엑스맨'

'데드풀'은 '엑스맨' 계열 히어로로 '마블'의 '엑스맨 시리즈' 판권을 가진 20세기 폭스가 가지고 있다. '데드풀'에 등장하는 '콜러서스'(스테판 카피식)와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브리아나 힐데브란드)가 지내는 곳은 돌연변이 '뮤턴트'가 지내는 기숙학교 '자비에르 영재학교'이다. '자비에르'의 휠체어와 세레브로를 쓴 '데드풀'이 "스튜디오가 돈이 없어서 아무도 등장 못 시키냐"는 대사를 할 때 '데드풀'과 마주치자마자 '엑스맨' 주인공들이 있는 방 문을 '비스트'가 닫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동시기에 촬영 중이어서 카메오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데드풀'이 계속해서 찾는 '비둘기 단 놈'은 '엑스맨 시리즈'의 '앤젤'을 의미하며,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아크 앤젤'로 바뀌기도 했다.
현재 마블의 모회사인 디즈니가 이십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엑스맨'과 '데드풀'이 MCU에 합류할지도 모른다며 많은 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들 패러디 및 비꼬기

정말 많은 영화들을 언급하고 비꼬고 패러디한다. 언급된 많은 깨알 대사들이 있지만, 유명한 영화들 정보는 알고가는 센스! '데드풀'은 제 4의 벽(연극에서 객석을 향한 가상의 벽을 일컫는 말)을 통해 각본 디스를 하거나 자신의 실명으로 사인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웃겨주면서도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웃을 수 있는 재미를 던져준다.

1.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감독 멜 깁슨)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도 하는데 실제로 성인 등급 영화 기준으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1위, 그 다음이 '데드풀 1'이다.

2. '베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감독 잭 스나이더)에서 논란이 되었던 엄마 이름 '마사'에 대한 드립이나 어두운 성격을 DC 유니버스에 빗대어 말하는 것은 대놓고 DC 세계관을 비꼬는 것이다.

3. '데드풀'이 가족에 대해 "Family is an F word"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영어에서 'F word'는 'F'로 시작하는 유명한 욕을 돌려 말할 때 쓰는 표현이다. 이를 '스타워즈 시리즈'에 비교하기도 하는데 '스타워즈'는 유명한 SF 영화이기도 하지만 아들 '루크 스카이워커'가 아버지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닮아가는 부분이나 쌍둥이 남매 '루크'와 '레아 공주'가 썸을 타거나 키스를 하는 부분에서 막장 가족 드라마로도 잘 알려져있다.

4. '엑스맨'에 대한 드립만큼이나 '어벤져스' 패러디도 적잖게 한다. 흑인인 '도미노'에게 '블랙 블랙 위도우'라고 부른다거나, '도핀더'(카란 소니)에게 '브라운 팬서'라고 부르는다 하면, '저거넛'에게 '헐크'를 달랠 때 사용하는 "헤이 빅가이, 이제 곧 해가 져요" 대사를 던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여기에서 웃퍼지는 이유는 '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전 부인이기도 해서이다. (캐나다에서 조용히 결혼했다가 이혼한 사이라고)

5. 패러디는 아니지만 '데드풀2'는 스탠리가 직접 등장하지 않은 유일한 마블 영화이기도 하다.

 

#조슈 브롤린 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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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 브롤린이 '케이블'로 등장한다는 것이 화제가 되면서 그가 등장한 트레일러도 큰 인기를 모았다. '데드풀'은 끊임없이 '케이블'을 놀리는데 알고 보면 더 웃기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조슈 브롤린이 '타노스'로 등장했던 것은 많은 이가 알고 있기 때문에 "닥쳐 타노스"나 '스톤 이야기', '키가 178cm 밖에 안 된다' 등의 대사는 MCU와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데드풀'이 '케이블'과 마주쳤을 때, '애꾸눈 윌리'라고 부르거나 총을 겨누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 입고 있는 꽃무늬 셔츠는 바로 조슈 브롤린의 데뷔작인 '구니스'에서 주연 캐릭터가 입고 나온 옷이며, '애꾸눈 윌리'도 '구니스'에 나온다.

 

#데드풀이 성소수자?

'데드풀'은 최초이자 대표적인 성소수자 슈퍼히어로이다. 영화 번역에서는 문화적인 이유로 표현되지 않았지만 성소수자 전용 데이팅 어플인 '그라인더(grindr)'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도 하고, '콜로서스'와 '케이블'에게 끊임없이 드립을 날리기도 한다. '바네사 칼리슨'(모레나 바카린)이 죽음으로 인해 슬퍼하는 '웨이드 윌슨이 친구 '위즐'(T.J. 밀러)을 찾아가 한탄하며 데이빗 보위에 대한 언급을 하는데 데이빗 보위를 모른다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데이빗 보위(David Bowie)는 '게이 선언'을 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직 데이빗 보위는 살아있잖아"라는 부분에서 '위즐'과 '도핀더'가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하는 것은 '데드풀 2'가 개봉하기 2년 전에 이미 고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데드풀'과 마주칠 때마다 해맑게 인사하는 '유키오'는 '네가소닉'의 여자친구이기도 한데 성소수자 커플로 등장했다. 또한, '데드풀'이 미네아폴리스 공항 화장실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2007년에 있었던 래리 크레이그 화장실 스캔들을 의미한 것이다.

 

#도미노

'데드풀'이 '블랙(흑인) 블랙 위도우'라고 부르는 '도미노'는 본래 창백한 피부의 백인이다. 원작과는 다르게 백반증이 있는 흑인으로 반전된 점과 원래는 파란 눈이지만, 호박색, 흑색 오드아이로 나오는 것이 매력적이다. 원작에서 미국 정부의 프로젝트 '아마겟돈'에 의해 '운'을 이용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캐릭터인데 영화 속에서도 '운'이 능력이다. 가진 능력이 '행운'이라는 점에서 영화에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으나 자연스럽게 운은 그녀를 계속 따른다. (영화 속에서 '데드풀'도 '운'은 능력이 아니라는 것과 표현하기 힘들다는 점을 계속해서 어필한다)

 
 

#엑스포스

원작에서 '엑스포스'는 '엑스맨' 측이 조직한 부대이지만, 영화에서는 '데드풀'이 조직한 팀으로 나온다. 오리지널 팀에는 영화 속 주인공인 '케이블'과 '도미노', 그리고 잠깐이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베들렘', '샤터스타'도 있었다. 극 중 '자이트 가이스트', '배니셔', '피터'도 소개되는데 여기에서 '배니셔'는 놀라운 카메오이다. 무려 브래드 피트였던 것. (출연 댓가로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커피 셔틀을 시켰다고…) 라이언 레이놀즈가 내한 기자회견 당시 '데드풀 3'보다는 앞으로는 '엑스포스' 시리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으니 앞으로의 '엑스포스'의 활약과 세계관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러셀 콜린스

'러셀 콜린스'(줄리안 데니슨)는 실제 뉴질랜드계이다. '에섹스 돌연변이 고아원'('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에섹스 주식회사'가 나오기도 했었다)에서 학대 당하는 설정으로 나오는데 이로 인해 증오를 품고 '케이블'이 살던 먼 미래에서 슈퍼 빌런이 되었다. 손에서 화염을 일으켜 불을 이용하는 능력을 가졌는데 뮤턴트명은 자칭 '파이어피스트'이다. 뮤턴트 감옥인 '아이스박스'에 수감당해있는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케이블'이 과거로 오게된다. 마블 코믹스에서 '파이어피스트'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첫 등장했었는데 그의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극 중 이미지도 정 반대에 어린만큼 귀여운 짓도 많이 한다. 특히, 아이스박스 감옥에서 볼펜을 무기삼아 들고다니는데 '죄수들의 지갑'은 미국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항문에 숨기는 것을 칭한다.

 

#덥스텝

도대체 '덥스텝'이 뭐길래 계속 언급하는가 할 수 있다. '덥스텝'은 음악의 한 종류로 '데드풀'이 덥스텝에 대해 언급할 때 그 장르의 음악이 나온다. '덥스텝'은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만들어진  장르로 현재 일렉트로니카의 하위 장르로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있다. 1960년대 효과음을 덧씌우는 '더빙 기법'에서 발전한 자메이카의 '덥'이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데드풀 2'에서는 덥스텝 뿐 아니라 셀린 디온의 'Ashes'라던가 MBC '복면가왕'에 깜짝 출연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열창했던 뮤지컬 '애니'의 주제곡 'Tomorrow'도 영화 속에 담겼다. '데드풀'이 패러디한 '금지된 사랑'(1989, 감독 카메론 크로우)의 삽입곡, 피터 가브리엘의 'In Your Eyes'와 '레디 플레이어 원'에 삽입되어 다시 사랑받은 A-Ha의 대표곡 'Take On Me'도 감상 가능하며, OST 음반 역시 발매된다고 한다.

 

#역대급 쿠키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웃겨주는 영화'로 높은 평을 받은 '데드풀 2'에서 나오는 쿠키 영상은 총 두 개로, 두 번째 쿠키 영상은 역대급이다. '케이블'의 시간 여행 장치를 고치고서 '데드풀'은 여기저기 사람들을 살리고 다니는데, 딱 두 사람을 죽인다. 바로 자신이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엑스맨 탄생: 울버린'(2009)에서 '데드풀'인 '웨이드 윌슨'으로 등장했었는데 제작사가 잔망스러운 수다쟁이 '데드풀'의 입을 꿰매는 실수를 저질렀던 부분과 DC 코믹스의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2011)의 각본을 받고 좋아하며 "이제 나도 큰물에서 노는거야!"라고 외치는 자신을 쏘아버린다.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은 거대 프로젝트여서 큰 기대를 했지만 흥행은 실패했다.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은 첫 번째 시리즈에서도 '녹색 수트'에 대해 나왔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흑역사 타임라인을 시원하게 정리한다.

pinkcat@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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