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아띠에터 박정기(한국창작희극워크숍대표)] 어단비(1986~)는 배우이자 신인작가다. 영화 잡아야 산다, 타투, 이웃집 스타, 단편영화 거울, 덤 히어로, 모피의 행방에 출연하고, TV드라마 OBS 사랑을 빚다에 주연으로 출연했4다. 연극 이프 온리, 러브 엑츄얼리, 늘 붉은 단풍, 흔적을 남기다, 황 부자 그 외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2004년 전국무용콩클 한국무용부문 고등부 차석을 차지했다. 판소리, 한국무용, 재즈댄스, 발레, 사투리연기(전라도, 경상도, 연길사투리), 뮤지컬노래와 몸을 잘 쓰는 배우다.

극작으로는 피노키오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천하의 나쁜 년 변홍례, 소설 달가림을 집필했다.

윤시중(1969~)은 서울예대 연극과, 방송통신대학 영문과, 뉴욕시립대학원(MFA) 출신의 연극연출가, 무대미술가다. 서울예술단, 인천시립예술단 소속이었고, 현재 용인대학교 뮤지컬연극학과 교수, 극단 하땅세 대표다. 연출작품으로는 <위대한 놀이> <파우스트1+2><천하제일 남가이> <타이투스 앤드로니커스>, <붓바람>, <싱크로나이즈>, <하땅세>, <리회장 시해사건>, <갈매기>, <3cm>, <마라사드>, <세상에서 제일 작은 개구리 왕자>, <찬란한 오후>, <포트>, <백무동에서> 외의 다수작품을 연출했다.

제48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밀양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아시테지 최우수작품상, 특수부문상, 김천전국연극제 대상, 연출상,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어린이 연극제 최우수작품상, 최고인기상, 특수부문상, 김천 전국 가족극 축제 대상, 무대미술상 수상, Lear Wilson Award 뉴욕드라마데스크 프러덕션 노미네이트되었다.

무대는 정면에 영상으로 1931년 7월 31일자 신문기사를 투사하고 탐정소설(探偵小說) 같은 고녀교살사건(雇女絞殺事件)이라는 큰 제목과 사건의 내용이 적혀있다. 내용인즉 부산 초량정(현재 부산광역시 동구 초량동)의 철도국 관사 15호 오오하시 마사미(大橋正己)의 집에서 조선인 하녀 마리아(변흥례)가 처참하게 살해된 채 오오하시 마사미의 부인인 오오하시 히사코(大橋久子)에 의해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마치 무성영화시대에 영화촬영을 하듯 추적하는 장면에서 연극이 시작된다.

무대좌우에는 전자건반악기와 마이크 그리고 촬영을 하는데 필요한 인원과 소품이 비치되고, 출연자의 음성은 성우가 녹음을 하고 건반악기 연주도 출연자는 흉내만 내고 전문가가 연주를 한다. 영상변화로 극적분위기를 창출시키고, 의상이나 분장 역시 무성영화시대의 찰리 채플린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연출된다.

마리아의 본명은 변흥례, 1912년생의 충남 천안군 성환면 출신의 빈농의 딸로, 10살부터 남의 집 살이를 시작한다. 17세에 서울로 가서 일본인 집의 하녀가 되고, 일본인에게는 변흥례라는 이름이 매우 부르기 어렵기 때문에 마리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마리아는 19세가 되던 해, 전 주인에 의해 오오하시의 집에 소개를 받아 가게 된다. 오오하시는 당시 조선총독부 철도국 사무관으로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다가, 1931년 봄에 부산으로 가게 되니 따라간다. 마리아는 당시 월급 15원을 전부 부모에게 보내는 효녀로 소개된다. 특히 마리아는 몸무게가 60kg였고, 40kg나 되는 물건을 들고 2~3km는 예사로 가는 등, 보통 남자들보다 힘이 센 편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아담한 체격의 여배우가 출연한다.

연극은 사건이 일어나기 사흘 전 남편 마사키는 경남 진주시로 일주일 간 출장을 떠나는 것으로 설정되고, 하녀 마리아와 안주인만 남는다. 부인 히사코는 사건 당일 유독 마리아와 사진을 찍어주고 옷을 맞춰주는 등 살갑게 대하며 밤 9시경 마리아가 인사할 때 늦게 일어나도 좋다는 말을 한다. 그 날은 궂은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고, 히사코는 산보를 다녀온 후 10시에 잠자리에 들고, 마리아의 방 전깃불은 11시까지 켜져 있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8월 1일 아침, 히사코는 10시가 다 되어 마리아를 깨우러 가니, 해당 현장에서 마리아가 몸에 비단 허리띠가 매어진 채 음부의 자상에 선혈이 흘러 숨져있는 것을 발견한다, 경찰에 신고해 시신부검 결과 범인은 마리아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체에 잔인하게 자상을 가했다는 결과를 발표한다. 목을 조른 허리띠는 히사코의 것이다.

범죄 장소가 철도국 관사이며, 집 주인이 고등관이기에 외부인의 침입은 있을 수 없지만

1. 어떤 남자가 연애관계를 맺으려다 마리아를 죽였다.

2. 집주인 오오하시 마사미와 마리아의 관계애 대한 질투로 히사코가 죽였다.

3. 히사코의 불륜이 탄로날까봐 목격자 마리아를 죽였다.

이상의 3가지 추리를 하게 된다.

다만 해당 전구에 지문이 남아있어서 해당 지문을 경성부에 있는 경기도 경찰국으로 옮겨 판독하지만 판독조차 불가능하다.

8월 3일, 부산경찰서에 괴투서가 날아드는데, 이 내용이 영상으로 9월 16일자 동아일보 기사로 투사된다.

"나는 절도전과 2범입니다. 항상 많은 교훈을 받아 그 은혜의 만분의 일이라도 갚기 위하여 '마리아교살' 사건을 전합니다. 범인은 꼭 집안사람이라고 믿습니다. 나는 31일 밤(8월 1일 새벽) 오전 3시경 철도 관사 부분을 방황하던 중 돌연히 여자의 부르짖는 소리가 들려 그곳에 가서 유리문 안을 보니 전등 밑에 30세가량이 되는 여자가 20세가량의 여자를....." 

해당 괴 투서를 확인하고 경찰이 실제로 수색을 하고, 부검 결과도 해당 투서와 일치하기에 투서자의 진술을 신빙했으나, 투서자 자신을 범인으로 확정하고, 사건발생 40여일 후 그 결과 투서자인 야마구치 츄이치(山口忠一)을 범인으로 체포한다.

그리고 8월 29일 새벽 1시 모토하시 검사는 히사코를 체포한다.

히사코의 행동은 매우 의심스러웠는데, 마리아의 사망 시각은 7월 31일 밤 11시~ 8월 1일 01시경이었으며 비명소리가 매우 컸는데 마리아의 옆방에서 자면서도 밤새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는 점, 경찰 도착 시점에 한가로이 복도청소나 하고 있었다는 점, 노모를 불렀다는 점 및 일관되지 못한 진술을 보여, 9월 17일 예심에서 유죄 판결, 1심 재판에서 무죄방면이 고, 2심에서 항고가 기각된다. 심증 상 가장 큰 범인이긴 하지만 속전속결로 무죄판결을 받는다.

이에 조선인들이 반발하니, 조선인의 반발을 잠재우고자 제 3의 인물 이노우에 슈이치로(井上修一郞)을 용의자로 체포한다. 철도국 공제조합 용산배급소 근무 당시부터 다카하시 부부와 면식이 있으며이노우에가 부산으로 발령 난 이후 마사미가 부산으로 영전하자 그의 부인 히사코와 수시로 만나게 되어 히사코의 정부라는 소문도 돈 사나이다. 사건 당일 오후 8시경 로이드안경을 쓴 30대의 사나이가 나타나고 오오하시 부부가 철도국장의 장례에 참가하느라 자리를 비웠을 틈을 타 마리아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밝혀내지만 살해 이유를 밝혀내지 못한다.

결국 이노우에의 우발적 범행으로 판명나고 필적 감정 및 사건 직후 개명, 행실 등으로 보아 이노우에의 범행이 의심되어 자백까지 받아내지만, 옆방의 히사코가 깨지 않았다는 점, 수법이 잔인했다는 점, 알리바이와 부검 결과 등이 맞지 않다는 점에서 사실은 이노우에가 다카하시 부인과 밀회를 즐기다 마리아에게 발각되었는데, 마리아를 해고할 구실이 없자 살해한 것이라고 이노우에를 기소한다.

1934년 1월 27일 결심공판에서 이노우에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노우에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지만 2심 재판에서 뒤집혀 이노우에를 무죄로 석방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대한 사법부의 행태를 생각해 봄직한 판결이다.

이수현이 변홍례, 권제인이 오오하시(大橋)의 부인 하사코, 유독현 변사와 정상, 김동우가 오오하시(大橋), 김지혜가 하녀장, 최희도가 나햐아 형사, 신민규가 구일, 오에바다가 대교(大橋)부인의 친구, 오완우가 목격자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이 마치 무성영화시절의 배우 같은 연기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드라마트루크 선욱현, 음악감독 이혜성, 촬영감독 정도영, 조명감독 노명준, 무대디자인 윤시중, 소품디자인 박은혜, 연구원 윤지원 정수지, 무대감독 김지환, 사진 이은경, 기획 문숙경, 티켓 김윤미 최수라, 홍보디자인 김혜원, 조명오퍼 박광선 고은별, 조명크루 이혜지 전다록, 홍보 이주광 김채연 이은주 이동인 윤혜경 손찬호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하땅세의 어단비 작, 윤시중 연출의 <그때, 변홍례>를 탁월한 연출력이 감지되는 한편의 창아기발(創雅奇拔)한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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