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지난 4월 12일 오후 강남역 부근 한 카페에서 뮤지컬 배우 마이클리와 브래드 리틀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2일부터 6일까지 총 7회차 동안 열리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에 참여한다. 이번 콘서트는 특별하게 두 가지 컨셉트로 열리는데 2일 공연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명곡들을 한데 만나는 갈라콘서트인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로, 4일부터 6일까지는 최고 히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의 전곡을 만날 수 있는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로 열린다.

브래드 리틀은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 협력 연출이자 '뮤직 오브 앤드류 로이드 웨버 콘서트'의 배우로서 참석하며 마이클리는 두 작품에서 모두 배우로 참여한다. 특히나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에서는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 '라울' 역을 맡을 예정이다.

'라울'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국 뮤지컬 시장에게 고맙다는 마이클리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에서 협력 연출로 배우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는 브래드 리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번 공연 앞둔 소감이 궁금하다.

ㄴ 브래드 리틀(이하 브래드): 기분이 좋고 갈라 콘서트 외에도 가족같은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예전에 같이 공연했던 남아공이나 런던쪽 배우들이 함께하게 돼 기분 좋고 1석 2조의 효과를 얻어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화룡점정은 콘서트를 만들어준 웨버일 거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에비타'에 출연하지 못했다면 이런 자리에 오지 못했을테니 무척 영광스런 일이다. 그분을 위한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무척 기쁘다.

ㄴ 마이클리: 제 인생에도 웨버는 특별한 사람이고 갈라 콘서트를 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갈라 콘서트는 무척 특별한 콘서트다. 세계적이고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고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과 할 수 있다. 김소현, 정선아, 차지연, 또 '팬텀싱어'에 나왔던 멋진 남자배우들과 할 수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사실 출연한 적 없다. 그렇지만 저는 '오페라의 유령' 때문에 뮤지컬을 하게 됐다. 고등학생 때 처음 보고 "와! 이런 멋진 뮤지컬이" 했다. 항상 그때부터 솔직히 '팬텀' 역을 하고 싶었는데(웃음) '라울'로 출연하며 '라민 카림루', '애나 오번'과 함께해 무척 영광이고 너무 기대된다. '베리 익사이팅'하다.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할 기회가 없었나.

ㄴ 마이클리: 몇 년 전 한국 팀과 만나 이야기하고 노래도 불러봤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떨어졌다(웃음). 그 이후엔 기회가 없었다. 미국에 있을 때는 동양 배우니까 오디션도 볼 수 없었다. 요즘에는 매킨토시와 '오페라의 유령' 컴퍼니가 다인종 캐스팅을 하고 있다. 지금 브로드웨이의 크리스틴 역 배우도 필리핀 배우고 '라울'도 흑인 사람이 했다. 그래서 앞으론 그런 기회가 생길 것 같다.

▲ 마이클리

브래드는 세계적인 '팬텀'으로 알려져있어서 이 콘서트가 의미있을 것 같은데, 본인이 생각하는 '팬텀'과, 마이클리의 '팬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 브래드: (웃음)일단 팬텀 역은 뮤지컬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지 않을까 싶다. 나는 앙상블에서 '라울'을 거쳐 '팬텀'을 맡아서 공연 속 모든 캐릭터를 거치며 많은 점을 배워왔다. 마이클리가 그 역할을 했을 때 어떤 부족함도 없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관객들이 볼 때 '팬텀'이란 역이 크게 힘들지 않아보일 수 있는데 지금까지 '팬텀'을 연기한 배우들에게 물어보면 어떤 캐릭터보다 힘들다. 육체적 외에도 감정적으로 힘들다. 감정적인 굴곡도 깊고 노래 역시 고음만큼 저음도 깊기에 힘들지만 마이클은 훌륭히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곁에 있겠다(웃음).

브래드는 이번에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 협력연출인데 구체적인 역할이 뭔지.

ㄴ 브래드: 일단 이번 콘서트의 전체 연출은 '스튜어트 모운더(Stuart Maunder)'가 맡았고 나는 현지 협력연출로 스태프, 배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연출이 내한할 때까지 중간에서 소통하는 역할이다. 공연 연출적인 부분이 준비될 수 있도록 한국에서 준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가 본인의 첫 연출 작품이 됐다.

ㄴ 브래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함께 맡고 있기에 두 작품을 동시에 시작하게 됐다. 배우는 세월이 흐르며 맡을 수 있는 역이 점점 줄기에 미래를 위해서라도 당장 배우를 그만두진 않아도 연출로서의 커리어를 계속 쌓고 싶다. 평생 공연계에 몸담았고 제 아버지도 연출이셨기에 앞으로도 연출로서 공연을 좀 더 아울러 보고 싶다.

▲ 브래드 리틀

아버지가 연출이라면 롤모델이 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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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브래드: 의심할 여지 없이 정말 큰 영향을 받았다. 말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아버지라면 이렇게 하셨을텐데' 싶은 면도 있고 연기할 때나 배우에게 조언할 때도 아버지의 의사표현, 연출 등이 영향을 줬다. 아버지께서 나이가 90세나 되셔서 직접 도와주시진 못하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전화로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누구나 이름을 들어봤을 법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기도 한데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ㄴ 브래드: 웨버의 흥미로운 점이라면 대중에게 가장 쉽게 접근하는 공연 음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업계쪽에서 보면 엘리트라고 불릴 수 있는 비평가들 같은 경우 웨버를 높이 사고 그에 대한 존중을 해도 '팬'은 아닐 수도 있다. 이유가 웨버의 음악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대중적이기 때문이다. 배우로선 사실 예술성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이 평가한다. 대중들이 길에서 웨버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 "어. 이 노래 아는데"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작품으로 이야기하면 '팬텀'이 아닐까 싶다. 많은 이들이 그가 누군진 알지만 실제로는 모른다.

이런 식의 갈라콘이 대중적으로 익숙하진 않은 것 같은데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ㄴ 브래드: 마이클리 쇼(웃음).

ㄴ 마이클리: 이런 게 거의 처음이라 참여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다. 배우들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도 있고, 관객들이 좋아하는 노래도 부를 수 있어서 한 작곡가의 노래로 여는 콘서트. 너무 좋을 것 같다.

ㄴ 브래드: 한 작곡가의 인생을 총망라한 노래를 한자리서 듣는 게 한국 관객에게 큰 선물일 것 같고 한국 관객이 얼마나 영향력 있는지 잘 알기에 이번 공연에서 한국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노래가 나올 것이라서 그 노래를 찾아보고, 그로 인해 작품이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셋 블러바드(선셋대로)' 같은 작품의 노래는 이번에 들어보시면 반드시 좋아할 것이다.

▲ 라민 카림루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를 보면 이런 식으로 작품의 음악만을 가져와서 하는 경우는 대부분 오페라에서나 하는 시도다. 음악적으로 더 집중해서 보여주겠다는 의도인지.

ㄴ 브래드: 한국에서 이런 형식의 갈라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건 '오페라의 유령' 아니면 '지킬앤하이드' 뿐일 거다. 대부분 관객들이 본 작품이기에 무대나 의상 등이 눈 앞에 보이지 않아도 상상을 펼칠 수 있어 감동이 클 것 같다. 무엇보다 '라민 카림루'가 '팬텀'으로 나오는데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도 '팬텀'을 했던 유명한 배우다. 우리나라에서 그의 '팬텀'을 보는 건 최초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그의 노래만으로도 큰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ㄴ 마이클리: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는 무척 특별하다. 대부분 사람들 생각에 그냥 작품을 보면 되는데 콘서트를 왜 하지? 싶을텐데 뮤지컬 팬들,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라이브로 듣는 이번 기회가 좋을 수도 있다. 물론 풀 프로덕션이 아니라 아쉽기도 하지만 음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유명하지 않아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을 콘서트 형태로 하는 회사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금전적인 문제 없이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이클리. 한국에서 오래 활동했지만, 사실 아직도 이방인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굉장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는지. 브래드처럼 배우 이후의 삶을 생각한다거나.

ㄴ 마이클리: 일단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한국에 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미국에선 '팬텀' 역을 생각하기도 어렵다. 동양인으로서 오디션만 잡아도 성공일 정도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런 멋진 역을 할 수 있게 해서 감사하다. 물론 발음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한국에서 활동하며 고민이기도 한데 그런 고민 덕분에 오히려 정말 좋은 사람이 된 것 같다. 뭘하든 쉽지 않고 어렵고, 그래서 작품에 참여할 때마다 늘 많은 걸 배우면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작품을 할 때마다 성장하는 것 같다. 정말 축복이다. 제 스타일은 사실 미래를 많이 계획하지 않는다. 계획하면 자꾸 바뀐다(웃음). 한국에 있는 것도 예전에는 정말 꿈에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예전에도 원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공연만 하고 나면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한국의 뮤지컬 산업이 무척 성장해서 좋은 기회가 됐고, 이전의 계획이 다 바뀌고 한국이 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그러고 나니 또 브로드웨이 콜 받아서 브로드웨이를 다녀왔다(웃음). 그래서 늘 계획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여기 있는 것이 너무 좋고, 우리 아이들이랑 모든 게 여기 있기에 한국에서 끝까지 있고 싶다. 노인이 될 때까지(웃음). 그 때 뭘하고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마이클리와 브래드 리틀은 계속해서 이번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를 정말 '특별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45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세계 최고의 배우들이 선보일 '선셋 블러바드', '러브 네버 다이즈' 등의 국내 미공개 작품들은 당분간 이번 콘서트 외에는 만나기 힘들 전망이다. 또 고은성, 기세중, 박유겸, 배두훈, 백형훈, 이충주, 임정모, 조형균이 가세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풍성하게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오페라의 유령 콘서트' 역시 라민 카림루, 애나 오번, 이안 존 버그, 앤더스 솔먼, 아멜리아 베리, 타비소 마세메네, 정영주, 노지현 등이 참여해 단순히 노래만 전해주는 게 아니라 실제 공연과 유사하게 이야기가 담긴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 기념 콘서트'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일과 4일, 5일, 6일 총 4일 동안 7회차의 공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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