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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人] 배우 김서정 인터뷰 "쉽지 않은 연기 생활. 깨져가며 '알맹이' 꺼내고 있죠"

기사승인 2018.01.12  02: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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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전 그렇게 예쁘지 않아요. 그러니 연기를 계속하고 싶다면 지금 나의 '현주소'를 생각해야 했죠. 주제 파악을 하고 개성있는 연기의 옷을 입고 옆에서, 뒤에서 차곡차곡 쌓고 있었어요."

이처럼 스스로를 '예쁘지 않다'며 당당한 멘트를 던지는 이는 누구일까.

최고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tvN 드라마의 신기원을 이룩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써니(유인나)의 절친한 친구, 메이크업 아티스트 역을 맡아 안방에 웃음을 전달한 배우 '김서정'이다.

2010년 SBS '초혼' 순분이 역으로 데뷔한 그녀는 드라마 MBC '나도, 꽃!' 소미 역, '아이두 아이두' 미숙 역, '오로라공주' 순애 역, '한번 더 해피엔딩' 곽실장 역,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홍보희 역, KBS '왕의 얼굴' 연주 역 등을 거치며 시청자 곁에서 머물러왔다.

어느덧 데뷔한지 8년. 늘 주인공의 이야기를 곁에서 들어주던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녀의 꿈은 아주 어릴적부터 시작됐다.

"TV를 보기 시작한 4, 5살 때부터 연기를, 배우를 꿈꾼 것 같아요. CF 보며 춤도 추고, 드라마도 그때부터 보면서 느꼈던 거 같아요. 초등학교 시절에도 시를 좋아하는 감성소녀였지만(웃음) 대화로 이뤄진 글, 극본이 너무 좋았어요. 그냥 본능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그녀가 처음 연기를 좋아해서 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작품이 바로 데뷔작인 드라마 '초혼'이다. 그녀는 촬영 내내 엄청난 고생을 했지만 행복한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2010년 '초혼'이란 작품을 하게 됐는데 거기선 주인공 옆에 나오는 순분이를 연기했어요. 얼굴 까맣고 백치미 넘치는 순박한 역할이었죠. 그때 고생을 정말 많이 했어요. 남사당패 이야기라서 3개월 동안 새벽마다 책과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길동무 삼아 전국 방방곡곡을 고속버스 타고 돌아 다니면서 촬영을 했죠. 그런데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너무 행복한 거에요. 힘들기보단 늘 신이 난 자신을 봤어요. 저도 '내가 연기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명확하게 깨달았어요."

그녀에겐 연기생활하며 만난 고마운 사람들도 많았는데 '초혼' 당시 만난 서득원 촬영감독도 그 중 한 사람이다.

"현장 에피소드도 많았어요. 별명이 '의지의 한국인'이였죠. 작품 끝날 무렵 카메라를 잡으신 서득원 촬영감독님께서 '순분이 넌 되겠다.넌 돼! 틀림없이' 그 말을 해주시는데 그 앵글로 절 다 담고 계셨던 거에요. 감동에 심장이 '턱' 하더라구요. 그때 많은 분들이 저를 좋게 봐주셨고 후속으로 '순분이의 노래'를 하자는 얘기까지 나왔으니까요. 그렇게 희망을 주셔서 몇 년동안 할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기획사에 속했던 적도 있었지만, 제 발로 뛰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절실함이 오는 시간이 있었어요. 제 프로필을 직접 들고 방송국 문을 박차고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엄청 떨렸어요(웃음). 보이는 분한테 '안녕하세요. 연기자 김서정입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하고 프로필 건넸죠. 사실 연락이 올거라는 기대까진 없었는데 절실함이 통했는지 오디션을 보는 계기가 됐어요. 그렇게 출연한 드라마가 '나도, 꽃!'이었어요. 주인공인 김달(서효림) 친구인 '고소미' 역할이었는데 재벌 딸, 쇼핑을 좋아하는 철없는 친구, 귀여운 역할이었어요. 순분이랑은 완전 상반된 캐릭터였죠. 열정과 감사한 마음에 협찬사부터 직접 뚫고 다니며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당시 연출인 고동선 감독님이 '너는 조연 중에 1등할 수 있겠다.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어'라고 해주셔서 그 말 한마디에 힘들 때도 더 힘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그녀는 이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그 계기가 된 작품이 직접 프로필을 돌리며 도전에 나선 '나도, 꽃!'이다.

   
 

그녀는 이후 '아이두 아이두', '오로라 공주'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뽐냈다. 특히 '한번 더 해피엔딩'에서의 연기는 큰 호평을 받으며 '도깨비' 출연의 원동력이 됐다.

"'한번 더 해피엔딩'도 제게 무척 감사한 작품이에요. 몸이 고되도 잠을 못 자도 행복한, 감사했던 작품이죠. 함께한 배우 복, 연기분량 복, 스태프 복 모두 넘쳤죠. 얼굴뿐만 아니라 마음도 예쁘고 연기까지 예쁜 장나라 배우와 호흡도 잘맞고요. 처음에 비해 뒤로 갈수록 제 역할을 인정받고 계속 분량이 늘어났어요. 비록 '태양의 후예'와 맞붙어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김서정이 이 작품의 위너'란 이야기도 들었죠. 다들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동이었던 날로 기억됐어요."

   
 

그런 그녀가 대중에게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은 역시 앞서 언급한 드라마 '도깨비'다. 그녀는 극중 써니(유인나)의 절친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등장한다. 써니가 메이크업을 받을 때, 김서정은 "똥을 발라도 예쁠 X" 등의 명대사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하지만 그녀에게 오히려 '도깨비'는 가진 걸 다 보여주지 못한 아쉬운 작품으로 남았다.

"사실 너무 좋은 작품이라 참여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하죠. 아쉬운 게 있다면 연기자라는 게 사실 미리 작품 분석, 캐릭터 분석을 충분히 하고 들어가기 보다는 갑자기 투입되거든요. 녹화 전날 늦은 밤 결정되기 일쑤에요. 늘 아쉽죠.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게 있었다 싶거든요. 같은 집에 사는 친구였으면 더 좋았겠다 이런 욕심도 들었죠(웃음). 워낙 좋아하는 배우와 함께 했으니까요. '한번 더 해피엔딩' 때도 유인나 배우랑 같이 작업을 했었거든요. 같이 연기한 장면은 한 번이었지만, 반가웠고 반겨줘서 무척 감사했어요."

   
 

배우를 하는 과정에서 아쉽고 힘들었던 일이 오직 그것뿐이었을까. 하지만 그녀는 "연기 생활하며 참 많이 깨졌지만, 그걸 통해 발전했다"고 말했다.

"뭐든지 10년하면 깨달음이 온다잖아요. 연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한 작품 한 작품 다 의미있고 에피소드가 있고요. 늘 더 연기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제 자신에게 깨우쳐 줘요. 깨지고 깨지며 껍질이 벗겨져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곧 '알맹이'가 드러나면 좋겠네요."

데뷔 후 지금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그녀가 돌아본 2017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2017년은 배우로서 인간 김서정으로서 또 여러가지로 다양한 값진 경험을 한 해였던 것 같아요. 봉사활동을 주로 많이 했고요. '레드엔젤' 홍보대사가 돼 청년을 응원하고, 중소기업을 응원하고, 아시아를 응원하는 한중일 엠씨로도 섰죠."

   
 

바야흐로 '한류' 붐 시대다. 그녀는 지난해 '한국미술문화총연합회 창립 및 이사장 취임식'에서도 깜짝 중국어 통역을 맡아 의외의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한국말이랑, 중국말이 편해요. 너무 재밌어요. 중국 친구들도 편하구요. 아주 잘은 못하지만 촬영 없을때 주로 요가와 중국어를 했어요. 그냥 뭔가를 놓치는 않고 편하게 하는 걸 좋아해요. 뭐든 오랫동안 하면 늘 다른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같은 걸 반복한다고 해서 같은 게 오지 않아요. 새로운 깨달음이 오죠."

쉴 때마다 틈틈히 해온다는 '비크람 요가'에도 애정이 넘쳤다. 얼마 전 SNS에 올린 요가 사진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어로 90분 동안 수업을 하는데 한 번 수업에 들어가면 끝날 때까지 나갈 수가 없어요. 쉬더라도 그 안에서 호흡하며 쉬는 거죠. 처음에는 동작 하나를 더 발전시키고 동작이 커지는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몇 년 하다보니 그런 개념이 아니라 내 몸, 내 자신을 보게 됐어요. 수업 장소가 무척 더운데 땀이 많이 나니까 물이 소중하고,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이 소중하고 지금 이렇게 숨 쉬는 것에 감사하고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인생과 연기에 대해, 인내를 연습하게 됐죠."

   
 

늘 주인공의 옆에서 연기하는 그녀. 주연 욕심이 날법도 하지만 그보다는 연기를 오래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한다. 그녀가 하고 싶은 '연기'는 무엇일까.

"연기는 평생 하고 싶은 거에요. 그러려면 식상한 말이지만, 모든 걸 경험하고 안을 수 있어야 하잖아요. 대중이 원하는, 필요한 연기자가 되야 할 것 같고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고 개성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너무 식상한 말이지만요. 정말이에요(웃음)."

   
 

"뭔가 밑도 끝도 없지만(웃음) 느낌이 좋아요. 지금 이 순간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요. 연기도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도 향기롭게 자연스럽게 물드는 배우. 시청자, 관객들과 연기로 함께 물들어 혼연일체되는 연기로 꼭 찾아가고 싶어요! 생각나는 배우. 보고싶은 배우. 사랑하고 싶은 배우. 욕심많죠(웃음). 사실 연기자라는 직업은 철저히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연기를 그만둔다거나, 다른 직업을 생각한 적이 솔직히 단 한 번도 없어요. 참 이기적이죠. 그렇지만 계속 저를 지켜보는 가족, 지인, 친구들이 있거든요. 이젠 절 지켜봐 주는 분들에게 연기로써 꼭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올해부턴 이 이기적인 마음이 제 가족들이랑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답으로 돌아오게 만들고 싶어요."오랜 시간 드라마 속 연기가 아닌 다른 걸로 자신을 어필하기 주저했을 정도로 연기만을 바라보고 달려 온 천상 연기자인 그녀. 그녀의 2018년 목표는 무엇일까.

   
 

그녀는 마지막으로 감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읊었다.

"첫 인터뷰니까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작품하면서 감사했던 분들이 참 많아요. 김세홍 촬영감독님. 서득원 촬영감독님. 고동선 감독님. 김수룡 감독님. 윤성식 감독님. 홍성창 감독님. 강대선감독님. 권성창감독님. 정윤철 감독님. 장진 감독님. 이응복 감독님. 김은숙 작가님. 허성희작가님… "

좋을 때가 있다면 나쁠 때도 있다고 했다. 드라마 계는 근래 '응답하라' 시리즈, '도깨비' 등의 히트 작품들이 연이어 나왔고 최근에도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의 드라마가 여전히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드라마 '화유기'가 심각한 제작 사고를 일으키는 등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늘 그랬듯 씩씩하게 이겨내고 더욱더 대중과 호흡하는 배우 김서정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some@mhnew.com

헤어 : 김효영
메이크업 : 앨
장소 : 브이티 핑크하우스(VT PINK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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