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앞서 2018 고교야구 전국무대 우승 후보로 선택된 4개교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사실 이러한 후보에 오르지 않아도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만한 학교들을 많다. 그래서 철저하게 '객관적인 전력'이라는 다소 프로다운 눈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전혀 언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학교가 우승에 이를 수도 있다. 지난해만 해도 프로 스카우트 팀과 본지 스포테인먼트 팀은 덕수고의 다관왕을 예상했지만, 정작 시즌에 들어서자 서로 다른 5개 학교가 전국대회 및 전국체전 우승을 가져간 바 있다(황금사자기 덕수고 우승, 청룡기 선수권 배명고 우승, 대통령배 서울고 우승, 봉황대기 야탑고 우승, 전국체전 경남고 우승). 그만큼 ‘프로의 눈’도 100% 맞힐 수 없는 것이 고교 야구 판도다.

그런 의미에서 앞서 거론된 우승 후보 4학교를 견제할 만한 '다크호스 4개교'의 존재 또한 가벼이 볼 수 없다. 투-타에서 제법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면서 전국 4강 이상의 성적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8 고교야구 다크호스 4개교는?
광주동성고, 야탑고, 마산용마고, 덕수고

많은 고민 끝에 2018 고교야구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 4개교는 동성, 야탑, 마산용마, 덕수고로 압축됐다. 이들 학교 외에도 복병으로 꼽을 수 있는 학교의 존재는 많지만, 앞서 거론한 선택 기준에 위 4학교가 가장 근접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언급하고자 한다.

광주 상업고교의 후예들이 부쩍 힘을 내고 있는 광주 동성고는 최근 3년간 주말리그 우승을 놓치지 않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다수의 지방 인재들이 서울 유학을 선택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내실을 다진 결과였다. 수년간 모교에서 코칭스태프로 몸담았던 김재덕 감독의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었다. 이러한 '김재덕 사단'의 중심 멤버로는 좌완 올라운더 김기훈이 있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나서며 모교의 선전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도 황금사자기 4강을 견인하면서 청소년 대표팀에도 선발된 바 있다. 현재로서는 KIA 타이거즈의 연고지 우선 지명 후보 0순위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도 일품이지만, 타석에서도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역시 투-타를 겸업하는 거포 이명기도 있다. KIA의 동명이인 이명기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유망주로, 장타력이 일품이다. 지난해 전국 체전 이후 투수 수업도 같이 받으면서 올해 김기훈과 함께 마운드를 양분하는 사명을 부여받기도 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김기훈과 이명기가 4, 5번을 번갈아 치면서 마운드에도 오를 전망이다. 역시 전국체전 이후 빼어난 수비 실력을 자랑하는 유격수 지강혁, 2학년 멤버로 타선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될 내야수 허진 역시 주목해 볼 만한 유망주다.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패권을 차지하면서 창단 후 첫 우승을 경험한 야탑고는 올해에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학교로 주목할 만하다. 이승관(한화), 신민혁(NC) 외에도 당시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 1~2학년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인재는 투-타 올라운더 2학년 안인산이다. 지난해부터 투-타를 넘나들며 좋은 모습을 보였던 만큼, 올해 역시 농익은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설 가능성이 크다. 역시 2학년 멤버로 작년에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투수 오원석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타선에서는 안인산과 함께 야탑고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될 거포 길지석을 주목해 볼 만하다. 좋은 체격 조건에서 비롯된 장타력이 일품이다.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뻬어난 타격감을 자랑했던 내야수 김태원도 시즌 홈런 2개를 기록할 만큼 펀치력을 갖춘 기대주다. 좋은 체격 조건을 지닌 3학년 포수 김성진도 지난해 부진을 씻어내고 올해 도약할 준비를 끝냈다.

지난해 전국 무대에서 두 번이나 결승에 오른 마산용마고는 우승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무려 다섯 명의 선수(롯데 이승헌, NC 오영수, SK 이채호-강동권, kt 박재영)가 프로 지명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 때문일까? 마산용마고 김성훈 감독은 올해 전력을 묻는 질문에 고개부터 흔든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력이 뒤처지기 때문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살이다. 마운드 물량 공세와 타선의 파괴력을 앞세운다면, 충분히 대권을 노려볼 만하다. 필요에 따라 투구폼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는 3학년 이찬욱이 올해 첫 선을 보인다. 동계 훈련에 한창인 남해 스포츠센터에서 올시즌을 벼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2학년 좌완 권태우도 실전에 투입할 수 있도록 김성훈 감독이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내동중학교 시절, 중학 무대를 평정했던 '안경 에이스', 2학년 김태경도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다.

타선에는 장타력을 장기로 앞세운 타자들이 즐비하고 있다. 황금사자기 만루 홈런의 주인공 포수 김현우를 비롯하여 2루수 박수현이 중심을 잡게 된다. 3루수 요원으로 이대호를 연상시키는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춘 윤성주, 역시 지난해부터 실전 기회를 부여받은 내야수 유도훈도 한 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유망주다. 중학 시절, 소년체전 MVP를 차지했던 내야수 강태경도 지난해 신입생의 몸으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다만, 김성훈 감독은 홍지훈(롯데)이나 이성규(단국대), 강동권(SK), 이상혁(원광대)처럼, 테이블 세터로 타선 필두에 설 수 있는 인재를 더 찾고 싶어하는 눈치다.

지난해 다관왕 후보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덕수고는 황금사자기 우승, 청룡기 선수권 4강, 대통령배 8강에 오르면서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런데, 올해에는 3학년들이 대거 졸업하면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양창섭, 박용민, 김동찬(이상 삼성), 백미카엘(KIA), 김민기(한화), 이인혁(NC), 윤영수, 박동수(이상 고려대)가 한꺼번에 빠져 나가면서 정윤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그러나 큰 경기에 강한 덕수고의 전통까지 무시할 수 없어 올시즌에도 충분히 고교무대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올해 덕수고 마운드는 1, 2학년 저학년들이 이끈다.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이면서 한일전 승리 투수로 기록됐던 2학년 사이드암 김동혁을 비롯하여 올해 갓 중학교를 졸업하고 합류하게 될 장재영이 주축이 된다. 넥센 장정적 감독의 아들로 신월중학교 시절부터 투-타 모두에 재능을 보인 장재영은 최고 구속 142km에 이르는 빠른볼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유년 시절부터 리틀리그 시절의 양창섭 못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3학년 투수들 중에는 우완 두영민과 좌완 김산호가 출격 준비를 마쳤다. 타선에서는 지난해 청룡기 선수권에서 윤영수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포수 김시원, 한화 김주현의 친동생이면서 지난해부터 덕수고 타선을 이끈 전천후 야수 김주승에 기대를 걸 만하다. 또한, 1학년의 몸으로 지난해 월드 파워 쇼케이스 서울 대회에 참가했던 외야수 기민성과 포수 노지우도 어떠한 형태로든 덕수고 타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물론 위의 네 학교 외에도 충분히 전국무대에서 강호들을 쓰러뜨릴 수 있는 학교들은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프로의 눈'으로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고교야구이기 때문이다. 박주성-허관회 베터리가 버티고 있는 경기고, 서장민-이믿음-신승윤 트리오의 강릉고, 배민서-김경묵 듀오가 버티고 있는 대구상원고, 김주섭과 백현수 및 박영완, 특급 내야수 신준우 등이 건제한 대구고 역시 복병으로 손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유망주들이 대거 배출된 충청 지역에서도 변우혁-이현 듀오가 버티고 있는 천안북일고와 이장우-전상촉-홍민기 및 윤수녕이 중심을 잡아 줄 것으로 기대되는 대전고도 호시탐탐 전국 무대를 노리고 있다. 다만, 본지에 언급되지 않은 학교들도 필자의 예측이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대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결론부에 남기겠다.

eugenephil@m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