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골든 글로브

[문화뉴스 MHN 석재현 기자]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이번에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7일 오후 5시(미국 현지시각 기준) 미국 LA베벌리호텔에서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골든 글로브는 지난해 미국에서 빛났던 영화와 TV 드라마에 주는 상으로, 이번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를 비롯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하 '셰이프 오브 워터')',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 '더 포스트', 마틴 맥도나의 '쓰리 빌보드 아웃사이드 에빙, 미주리(이하 '쓰리 빌보드')' 등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골든 글로브는 모든 이들의 예상과 달리 이변의 결과를 낳았다. 마틴 맥도나 감독이 연출한 '쓰리 빌보드'가 무려 4개 부문을 휩쓸며, 다가올 아카데미 시상식의 판도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외 부문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이들이 수상하며 놀라움을 안겨다주었다. 문화뉴스는 이번 골든 글로브를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보았다. 

▲ ⓒ 골든 글로브. 영화배우 미셸 윌리엄스(좌)-미투 캠페인 리더 타라나 버크(우)

1. 골든 글로브 드레스 코드 "블랙"의 의미: 미국 내 만연한 성폭력·성추행 반대 

이번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배우들과 감독, 이하 모든 참석자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드레스 코드를 검정색으로 맞춰입었다. 남성들은 검은 턱시도를, 일부 여성들은 가슴에 '타임즈 업(TIME’S UP)'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배지를 달았다. 미국 연예 매체들은 "순간적인 블랙아웃과도 같았다"고 표현했을 정도.

이번 시상식에서 검정색의 의미는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시작돼 미국 연예계, 방송가, 정계를 휩쓴 '미투 캠페인'의 약속에서 시작됐다. 미투 캠페인을 주도한 여배우들이 미국 전역의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해소하고자 '타임즈 업'이란 단체를 결성했고, 이를 중심으로 검은 의상 입기가 번져 골든 글로브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여배우들은 이날 여성운동, 노동단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나란히 레드카펫에 섰다.

이날 공로상인 세실 B. 데밀상을 수상한 미국의 국민 MC 오프라 윈프리의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최근 화두가 되었던 할리우드 내 성폭력 파문을 거론하며 "여성들은 강하다. 새로운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당신들이 알고 있는 진실을 밝혀라.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강력한 무기"라고 말해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2.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주인공, '쓰리 빌보드'. 어떤 영화길래?

이번 시상식에는 가장 많은 후보를 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의 '셰이프 오브 워터'(7개 부문)과 아카데미 3회 수상에 빛나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더 포스트', 그리고 미 전역을 뒤흔들었던 마틴 맥도나의 '쓰리 빌보드'(이상 6개 부문), 그리고 '덩케르크'(3개 부문) 경합을 펼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골든 글로브의 선택은 '쓰리 빌보드'였다.

'쓰리 빌보드'는 딸이 살해당한 뒤 이를 수수방관하는 정부와 보안관을 향해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으로 특히나 제목처럼 딸이 살해당한 뒤 3개의 광고판을 직접 내걸고 나선 어머니를 연기한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열연이 눈여겨 볼만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쓰리 빌보드'는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그리고 각본상까지 받으며 4개 부문을 차지했고, '쓰리 빌보드'의 활약에 '더 포스트'와 '덩케르크'는 무관에 그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사실 '쓰리 빌보드'는 골든 글로브를 하기 앞서 지난 2017년 토론토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바 있다. 그렇기에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년)', '킹스 스피치(2010년)', '라라랜드(2016년)'처럼 토론토영화제를 발판으로 흥행과 다가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받고 있다.

▲ ⓒ 골든 글로브. 게리 올드만(좌)-그레타 거윅(우)

3. 무관의 제왕 탈피한 배우 2명: 게리 올드만, 그리고 그레타 거윅

이번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또 하나 눈 여겨 볼만한 게 있었다. 그동안 주요 시상식에서 유독 상 복이 없었던 두 명의 배우가 이번 골든 글로브를 통해 처음으로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바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인 게리 올드만과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치룬 그레타 거윅이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력을 펼치며 관객의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게리 올드만은 대표적인 상 복 없는 배우였다. 수상은 커녕, 후보에도 좀처럼 오르지 못하여 관객들의 궁금증을 낳게 했던 배우들 중 한 명이었다. 사실 이번에 골든 글로브에 생애 처음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후보에 오르자마자 상을 받게 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이에 대해 대중 또한 '받을 사람이 받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보고 있다.

그레타 거윅 또한 나오는 작품마다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게리 올드만처럼 후보에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반영해서 만든 '레이디 버드'로 감독 출사표를 던졌고, 2014년 '프란시스 하' 이후로 4년만에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올랐다. 그레타 거윅은 이날 각본상을 받으며 첫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까지 '레이디 버드'가 차지하면서 무관의 한을 풀었다. 

■ 제7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영화 부문)

▶ 작품상-드라마= '쓰리 빌보드'

▶ 남우주연상-드라마= 게리 올드만('다키스트 아워')

▶ 여우주연상-드라마= 프란시스 맥도먼트('쓰리 빌보드')

▶ 작품상-뮤지컬코미디= '레이디 버드'

▶ 남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제임스 프랭코('더 디제스터 아티스트')

▶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시얼샤 로넌('레이디 버드')

▶ 남우조연상= 샘 록웰('쓰리 빌보드')

▶ 여우조연상= 앨리슨 제니('아이, 토냐')

▶ 장편애니메이션상= '코코'

▶ 외국어 영화상= '인 더 페이드'

▶ 감독상= 기예르모 델 토로('셰이프 오브 워터')

▶ 각본상= 마틴 맥도나('쓰리 빌보드')

▶ 음악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셰이프 오브 워터')

▶ 주제가상= This Is Me('위대한 쇼맨')

▶ 세실 B. 드밀상= 오프라 윈프리

syrano@mh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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