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 장충고, 경남고, 경북고 '우승에 근접'

▲ 지난해 서울고는 대통령배 우승, 청룡기 선수권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 MHN 김현희 기자] 지난 달 25일, 본지에서는 '팬들이 2018 고교야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전국에 존재하는 2~3학년 유망주들의 존재를 중심으로 시즌 프리뷰를 전개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야구는 단체 스포츠다. 개인 기량이 빼어난 선수가 여럿 있어도 이들이 'ONE TEAM(하나의 팀)'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우승에 이를 수 없다. 이에 이번 시간에는 'ONE TEAM'의 개념으로 접근하여 2018 고교야구 전국무대에서 우승을 다툴 수 있을 만한 후보 4학교와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복병 4학교를 선정해 보고자 한다.

그러나 앞서 본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2018 고교야구를 누빌 '야구돌(야구+아이돌)'들의 기량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베이징 키즈 1세대들이 졸업했지만, 이를 잇는 2세대들 역시 만만치 않아 프로 스카우트 팀에서도 고심을 하는 눈치다. 또한,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전국무대 특성상, 대진 결과에 따라 모든 학교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본지에서는 '한 경기를 완벽하게 책임져 줄 만한 투수가 두 명 이상 되는 팀(규정에 따른 연투 불가)', '라인업에 전국구로 이름날 만한 믿음직한 타자가 있는 팀'에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았음을 미리 알려둔다.

2018 고교야구 우승 후보 4개교는?
서울고, 장충고, 경남고, 경북고

많은 고민 끝에 우승 후보 4개교는 서울, 장충, 경남, 경북고로 압축됐다. 4개 교의 공통점은 마운드에 있다. 한 경기를 책임져 줄 만한 에이스급 투수들이 두 명 이상 있기 때문이다. 또한, 라인업에서도 루상에 나갈 수 있는 일류 타자들의 존재 역시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프로 스카우트팀은 물론, 대학 야구 감독들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전국무대를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학교는 서울고였다. 청룡기 선수권 결승전에서 한 점 차이로 패하면서 우승에 이르지 못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대통령배에서 패권을 차지했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야구천재' 강백호(kt)를 비롯하여 이재원, 최현준(이상 LG), 정문근(한화), 양승혁(kt), 주승우(성균관대) 등 주요 선수들이 졸업할 예정이지만, 그 이상의 역량을 지닌 선수들이 많아 단연 우승 후보 0순위로 손꼽힌다.

▲ 동문이면서도 닮은 꼴인 LG 이형종과 서울고 최현일. 어느 쪽이 이형종일까? 사진ⓒ김현희 기자

서울고 마운드 필두에는 '리틀 이형종(LG)' 최현일(18)이 있다. 쓰리쿼터, 혹은 사이드암 유형이면서도 1학년 때부터 148km의 빠른 볼을 던졌으며, 이미 U-15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힐 만큼 될성 부른 나무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외모 자체도 동문 선배인 이형종과 상당히 닮아 둘이 친형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이변이 없는 한, 서울 지역 유력 1차 지명 후보로 손꼽힌다. 좌완 이교훈도 있다. 145km에 이르는 빠른 볼이 장기이며, 그 역시 최현일과 마찬가지로 U-15 대표팀에 선발된 바 있다. 긴 이닝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을 수 있는 커멘드가 있다. 사이드암 정우영 역시 145km에 이르는 빠른 볼이 장기인 사이드암 투수. 선발과 중간 계투를 오가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서울 추계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도영까지 대기중이라서 서울고 유정민 감독의 용병술에 따라 네 명 모두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 타자 중에서는 내야수와 포수를 넘나들며 범상치 않은 야구 센스를 자랑한 4번 타자 송승환이 있다. 주효상(넥센)의 서울고 시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외야수로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장민석, 1루수로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김주영, 지난해 추계리그를 통하여 두각을 나타낸 이대희 등도 주목해 볼 만한 인재들이다.

▲ 전지훈련 출발 당시의 장충고 선수단. 사진ⓒ김현희 기자

송민수 감독이 이끄는 장충고는 서울 지역에서 서울고와 함께 유력 우승 후보로 손꼽을 수 있는 학교다. 비록 지난해에는 장충고가 자랑하는 성동현(LG)과 최건(kt), 이른바 '성동건 듀오'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2학년 멤버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이러한 '송민수 사단'의 중심 멤버로는 투-타를 겸업하는 올라운더, 김현수-이석제 듀오가 있다. 좌투수이면서도 타석에 들어서 날카로운 타격감을 선보이는 이석제는 김동수 LG 스카우트 총괄코치가 "서건창(넥센)의 스윙을 연상하게 한다."라고 극찬했던 유망주. 어느 형태로든 장충고 전력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던 김현수도 타자로 등장했을 때에는 홈런포도 가동하는 등 올라운더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권광민(시카고 컵스) 이후 장충고가 낳은 최고의 거포라는 이영운은 좋은 체격 조건에서 비롯된 장타가 일품이며, 리드 오프로 낙점된 주장 이후석은 최준우(SK)의 주루 센스를 보는 것 같은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인 내야수 박민석도 빠른 발과 선구안에서 합격점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2학년 멤버로 지난해 월드 파워 쇼케이스 서울 대회 및 서울 추계리그에서 엄청난 타격감을 자랑했던 거포 박주홍도 3학년 형님들을 도와 출전 준비를 완료한 상태다. 

▲ 지난해 황금사자기 4강, 대통령배 준우승에 오른 경남고도 올해 주목해 볼 만한 학교다. 사진ⓒ김현희 기자

지난해 황금사자기 4강, 대통령배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서울 대회 징크스를 말끔하게 극복한 경남고도 올해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을 갖췄다. 한동희(롯데)와 최민준(SK), 예진원(넥센), 정보근(롯데) 등이 빠졌지만, 마운드의 높이나 타력의 날카로움이 지난해 못지 않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남고 마운드에는 청소년 대표팀 출신의 광속 사이드암, 서준원이 있다. 한현희(넥센)의 재림을 보는 것 같은 구위와 경기 운영 능력은 이미 고교 레벨을 넘었다는 평가다. 중학 시절 서준원과 에이스 경쟁을 펼친 우완 남상현도 있다. 개인 트레이닝을 통하여 빠른 볼 최고 구속을 145km까지 올렸다는 후문. 이에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올해 서준원과 남상현 중 누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 달라."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140km의 속구를 던지는 좌완 이정훈도 지난해 첫 선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들 경남고의 '서남이 트리오'는 서로 다른 유형(사이드암-우완 정통파-좌완 정통파)이기 때문에, 전광렬 감독이 다양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학년 때부터 한동희와 번갈아 가며 4번을 쳤던 내야수 노시환도 장타력이 일품이다.

▲ 경북고 투-타의 핵심, 원태인과 배성렬. 사진ⓒ김현희 기자

올해는 서울 못지않게 지방 지역 학교들의 선전도 기대가 된다. 그러한 기대 속에 주목을 받은 학교가 바로 대구 경북고다. 지난해에도 우승 후보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우승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올해에는 지난해부터 실전에 투입된 2학년 선수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고 마운드에는 우완 정통파 원태인과 좌완 오상민이 있다. 우완과 좌완, 원-투 펀치가 적어도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커멘드가 있어 주목을 해 볼 만하다. 140km 이상의 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진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으며, 언제든지 연고지 1차 지명 대상자로 호명되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점도 닮았다. 중심 타선을 이끌게 될 내야수 배성렬은 올시즌 유력한 홈런왕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히며, 내야수 강민성과 포수 이건희도 지난해부터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2학년 이승엽 등이 뒤를 받칠 경우, 경북고 역시 최충연(삼성)-박세진(kt)-곽경문(삼성) 트리오를 앞세워 전국 무대를 호령했던 2015년 이후 다시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 2편(복병 4개교는 어디?)에서 계속 -

eugenephil@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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